[자이가르닉 효과] 끝내지 못한 일이 계속 머릿 속에 맴도는 현상

소개

자이가르닉 효과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상상을 해 봅시다. 혹시 퍼즐을 맞춰 본 적이 있나요? 우리가 밤늦게 퍼즐을 맞추기 시작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80%정도 맞춘 뒤 포기했다고 상상해보세요. 침대에 누워도 잠이 잘 오지 않을 겁니다. 맞추다 만 퍼즐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성가신 생각은 다음 날이나, 혹은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서 마침내 퍼즐을 끝낼 때까지 머릿속에 남습니다.

단순한 상상일 뿐인데, 어떤 느낌인지 이해가 되죠? 오늘 이야기할 자이가르닉 효과는 그 현상에 대한 이론입니다. 마치지 못한 과제가 계속 머릿속을 맴도는 느낌은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하는 잘 연구된 심리적 현상입니다. 20세기 초 러시아 심리학자 블루마 자이가르닉이 발견해서 ‘자이가르닉 효과’(혹은 미완성 효과)라고 부릅니다. 미완성 과제가 완료한 과제보다 머릿속에 더 오래 남는다는 이론입니다. 우리 생활에서도 생각보다 자주 쓰이는 내용이라, 알아 둔다면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이가르닉 효과란?

먼저 자이가르닉 효과의 정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우리의 뇌가 완료되지 않은 일을 어떻게 인지하는지 알려줍니다. 무언가를 시작했지만 끝내지 못하면 우리의 마음은 일이 끝날 때까지 일을 기억 속에 맴돌게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결국 일을 끝마치도록 압력을 가하죠. 이는 일련의 본능적인 행위로, 머리로 생각한다고 해서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생각이 더 많이 날 뿐이죠. 하지만 일을 완료하면 이 긴장은 사라지고 일은 더 쉽게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자이가르닉의 실험

블루마 자이가르닉(Bluma zeigarnik)의 유명한 실험은 1927년에 이루어졌습니다. 그녀는 참가자들에게 퍼즐을 풀거나 물건을 조립하는 것과 같은 간단한 작업을 하게 했습니다. 일부 참가자는 작업을 끝내기 전에 방해를 해서, 작업을 멈췄습니다. 나머지 다른 참가자는 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참가자들에게 작업한 작업을 회상해 보라고 했을 때 작업을 완료한 참가자보다 작업을 중간에 멈춘 참가자들이 작업 내용을 훨씬 더 잘 기억했습니다. 이 실험이 자이가르닉 효과가 나오는 실험적 배경이 되었습니다.

자이가르닉 효과가 사용되는 분야들

자이가르닉 효과는 교육, 마케팅, 생산성과 같은 분야에서 특히 삶의 많은 영역에 실제적으로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학습 환경에서 교사는 의도적으로 과제를 미결 상태로 두어 학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더 많은 정보를 찾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수업을 하다가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수업을 마감하는 식입니다. 과학 수업 마지막에 ‘여러분, 그럼 이 구름은 왜 생기는 걸까요?’라고 질문하고 수업을 끝낸다면, 학생들은 다음 과학시간까지, 혹은 이 질문이 해결될 때까지 자연스럽게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이 생각은 매우 강해서 끊어내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미완성의 감각은 수업에 대한 더 강한 참여를 만들어냅니다.

이 효과는 마케팅에서도 사용되는데요. 마케팅에서 이 효과는 종종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유지하는 데 사용됩니다. 광고주는 프로그램이 가장 재밌을 때 잠깐 끊고 광고를 삽입하면, 사람들은 자리를 지키며 광고를 볼 것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프로그램의 뒷내용이 궁금하기 때문에, 채널을 돌리지 않고 광고를 전부 시청합니다. 끝이 나지 않았기에 생각이 떠나지 않는 것이죠

개인적인 차원에서, 자이가르닉 효과는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포모도로 기법이 있습니다. 포모도로 기법은 작업을 25분 간격으로 나누고 5분 휴식을 취함으로써 이 효과를 활용합니다. 작업이 25분 만에 종료되면 이 기법은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점은 작업을 끝나지 않은 상태로 유지하는 겁니다. 그러면 짧은 휴식 시간 동안 뇌가 미완료 작업을 계속 기억하여 집중력을 유지하고 작업으로 돌아가기 쉽게 만듭니다. 이 때 휴식 시간에 다른 작업을 시작하면 안 됩니다. 가장 좋은 휴식은 잠깐 걷거나, 눈을 감거나 명상을 하는 등 머리를 비우는 휴식입니다.

자이가르닉 효과를 적용한 사례

드라마나 웹툰에서도 자이가르닉 효과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로 한 회차를 끝내면 다음 회차의 시청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혹은 한창 재밌을 때 영상을 끊거나 더 심한 경우는 배우가 대사를 뱉으려고 할 때 영상을 끊어버리기도 하죠. 이러면 시청자들은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지키고, 해소되지 않은 강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광고를 보거나 다음 회차를 보게 됩니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도 이 효과를 쓸 수 있습니다. 서로의 관계가 발전하려는 순간, 만남을 종료한다면 상대는 다음 만남까지 아직 완료하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며 당신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만약 당신과 서로 호감이 있는 상대가 있다고 합시다. 그 사람과 데이트를 하면서 호감을 서로 확인했다면, 이제 연인이 되는 일이 남았습니다. 근데 만남의 마지막까지 연인이 되자는 말을 하지 않는다면, 상대는 다음 만남까지 그 일을 계속 상상하며 당신을 그리워 하게 됩니다.

생산성의 측면에서도 많은 앱이 이 심리적 원리를 사용하여 사람들이 궤도를 유지하도록 돕습니다. 이러한 앱은 큰 작업을 쪼개고 자이가르닉 효과의 긴장감을 활용하여 사용자의 참여를 유지합니다. 무언가를 완료하지 못했다는 압박감 자체가 동기가 됩니다.

마치며

자이가르닉 효과는 우리의 마음이 끝내지 못한 일에 어떻게 집착하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심리적 개념입니다. 작동 방식을 이해하면 생산성을 개선하고, 시간을 더 잘 관리하고, 심지어 학습 과정을 향상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자이가르닉 효과를 활용해서 더 생산적인 하루를 보내길 바랍니다.